카스퍼스키란 어떤 회사인가?
카스퍼스키(Kaspersky Lab)는 1997년 예브게니 카스퍼스키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설립한 백신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입니다. 러시아 출신 기업이지만 전 세계 여러 국가에 지사와 판매망을 갖춘 글로벌 회사로, 연 매출 약 10억 달러 중 85% 이상이 러시아 외부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금지 조치의 배경
2017년 9월 13일,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모든 연방 정부 기관에서 카스퍼스키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미국 당국은 카스퍼스키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비밀 프로젝트에 관여했으며, 제품이 크렘린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 및 민간 기관을 포함한 모든 정부 부처에서 카스퍼스키 제품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카스퍼스키 측은 이에 대해 자사 소프트웨어가 Equation Group(미국 NSA로 추정되는 해킹 조직)의 악성코드 샘플을 탐지해 정기적인 운영 절차에 따라 자사 서버로 전송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NSA 기밀 유출 의혹과 해킹 논란
2017년 10월 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2015년 러시아 해커들이 카스퍼스키 백신을 이용해 미국 국가안보국(NSA) 계약자의 가정용 PC에서 기밀 자료를 빼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인터셉트(The Intercept)는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와 NSA가 사용자 추적을 위해 카스퍼스키 소프트웨어를 해킹한 적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백신 프로그램은 특성상 컴퓨터에서 다량의 정보를 수집해 회사 서버로 전송하기 때문에, 이런 지목은 큰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뉴욕타임스의 보도 역시 카스퍼스키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공모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으며, 카스퍼스키는 러시아 정부와의 직접적인 연계를 지속적으로 부인해 왔습니다. 한편 카스퍼스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업체임에도 자사 시스템이 해킹당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는데, 회사 성명에 따르면 공격자의 목표는 최신 기술을 염탐하는 것이었습니다.
카스퍼스키의 대응: 글로벌 투명성 이니셔티브
평판과 사용자 신뢰가 훼손된 가운데 카스퍼스키는 신뢰 회복을 위해 '글로벌 투명성 이니셔티브(Global Transparency Initiative)'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와 파트너가 소스 코드를 직접 검토하고 데이터 수집·활용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코드 리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와의 협력은 영구 금지되었고, 2018년 10월 1일부로 임시 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카스퍼스키는 이 결정을 번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미국 일반 소비자가 개인 용도로 카스퍼스키를 사용하는 데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EU는 미국과 다른 입장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EU 의회가 카스퍼스키 제품 금지를 선언한 지 약 1년 후, 카스퍼스키 제품이 EU 회원국의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공식 인정하는 전례 없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의 강경한 조치와 대조를 이룹니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안전한가?
보안 성능 면에서 카스퍼스키 백신은 바이러스, 악성코드, 랜섬웨어로부터 강력한 보호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시스템 성능과 메모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디스크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유용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경쟁사와 달리 무제한 VPN이나 신원 도용 보호 기능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품 카스퍼스키 확인 방법
다운로드한 설치 파일이 정품인지 확인하려면 파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한 뒤 '속성(Properties)'을 선택하고, '디지털 서명(Digital Signatures)' 탭에서 Kaspersky Lab 서명을 선택한 후 '세부 정보(Details)' 버튼을 클릭하면 됩니다.
결론
카스퍼스키는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연계 의혹으로 인해 미국 정부 기관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상태이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보안 성능을 자랑하는 백신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국가 안보 논란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사용 여부는 결국 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