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 >> 컴퓨터 >  >> 소프트웨어 >> 브라우저

열혈 크롬 사용자가 직접 써본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솔직 리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타의를 불허하는 크롬 애호가다. 파이어폭스, 사파리, 오페라 등 다른 브라우저는 설치해 본 적조차 없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2010년 초까지 사용하다가, 크롬이 처음 출시된 지 약 1년 후에 갈아탔고 그 이후로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어쩌면 안목이 짧고 순진한 행보일 수 있지만, 나는 만족한다. 구글 생태계에 깊숙이 몸담고 있어 필요한 모든 도구를 곧바로 활용할 수 있고, 크롬북을 자주 사용하며(당연히 크롬과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백엔드 설정까지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왜 하필 신생 브라우저인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하게 되었을까? 좋은 질문이다. 결국 호기심이 이기지 못했고, 과감히 시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여기 그 솔직한 소감을 정리해 보았다.

설치는 쉽지만, 설정은 아쉽다

한편으로 엣지의 설치는 무척 간단하다. 윈도우 10에 기본 탑재되어 있어 긴 다운로드나 설치 과정 없이 실행하자마자 검색과 웹 서핑을 시작할 수 있다. 윈도우 10에서 기본 브라우저를 엣지로 지정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하지만 어떤 브라우저가 그렇지 않겠는가? 소프트웨어를 자신에게 딱 맞게 조정하려면 결국 설정 메뉴와 고급 설정 메뉴를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크롬은 독보적이다. 사용자는 무수히 많은 콘텐츠 설정과 데이터 설정을 세세하게 조정할 수 있고, 하나의 브라우저 안에서 여러 사용자 계정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도 있다.

반면 엣지의 설정 화면은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본적인 기능은 갖춰져 있지만, 진짜 테크 매니아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엔 고급 설정의 깊이가 부족하다.

'공유' 기능, 아깝다

의외로 크롬에는 기본 공유 기능이 없다. 구글 서비스 생태계가 워낙 방대해진 만큼 이런 기능이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텐데 말이다.

그래서 엣지의 새로운 공유 기능을 테스트할 때 기대가 컸다. 친구에게 멋진 사진이나 사이트를 공유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엣지가 이 과정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달랐다. 주소창 끝에 공유 버튼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좋지만, 이상하게도 이미 설치되어 있는 윈도우 스토어 앱으로만 공유할 수 있다. 스토어 앱의 품질이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생산성 앱의 경우 더욱 그렇다.

스카이프, 원노트, 이메일 클라이언트 등을 윈도우 스토어 앱과 데스크톱 버전 중에서 고르라 한다면, 대부분의 사용자는 주저 없이 데스크톱 버전을 택한다. 사실상 공유 기능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도는 이해할 만하다. 사람들을 모던 앱 쪽으로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용자 경험만 불필요하게 답답해지고 있다.

오른쪽 클릭 메뉴는 어디 갔나?

오른쪽 클릭은 빠른 작업 생산성의 핵심인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의 컨텍스트 메뉴를 이토록 빈약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크롬에서는 오른쪽 클릭 메뉴 하나로 페이지 이동, 새로고침, 번역, 확장 프로그램 실행은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시크릿 모드 창 열기까지 가능하다.

엣지에는 이런 기능이 거의 없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확장 프로그램도 없고, 컨텍스트 메뉴에 브라우저 내비게이션 버튼을 넣는 게 유용한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더라도, 링크를 시크릿 창으로 여는 기능이 빠져 있는 것은 분명 큰 허점이다.

'읽기 목록', 좋은 기능인데 아직 미완성

읽기 목록 기능은 분명 매력적이다. 사파리가 오래전부터 비슷한 기능을 제공해 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크롬에는 이런 기능이 없어 포켓(Pocket) 같은 확장 프로그램이 널리 쓰이고 있다.

서드파티 애드온 없이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문서를 저장해 둘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유용하다. 주소창 끝의 별표 아이콘 덕분에 목록 추가도 빠르고 간편하다.

문제는 현재 윈도우 외 기기와는 동기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나 iOS용 엣지 브라우저가 없고, 독립형 읽기 목록 앱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할 일 목록에 올려두었기를 바랄 뿐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면 기능의 활용도가 훨씬 높아질 테니 말이다. 물론, 기대만큼 속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코타나,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다

평소 컴퓨터를 사용할 때 코타나(또는 구글 나우)를 쓰지 않는다. 두 기능 모두 해당 기기에서 꺼두고 있다. 새 스타워즈 영화가 근처 영화관에서 몇 시에 상영되는지 알려고 기계에 소리 지르며 대화하는 건 매력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다고 느껴진다. 그냥 타이핑하는 편이 더 빠르고 쉽다.

그럼에도 개척자의 정신으로 이번 테스트를 위해 코타나를 켜 보았다. 엣지와의 연동에 대한 좋은 평을 읽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엣지의 다른 기능들과 마찬가지 이야기가 반복됐다. 이 글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 주제이기도 한데,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아직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식당 영업시간 안내나 메뉴 제공 같은 기능들은 일관성이 떨어지고, 최악의 경우 아예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현재 머무는 사이트를 벗어나지 않고 코타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확장 프로그램 부재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체 확장 프로그램에 왜 그렇게 소극적인 걸까?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은 이 브라우저가 강력한 생산성 도구로 자리 잡은 핵심 요인 중 하나다. 그런데 인터넷 익스플로러에는 없었고, 엣지에도 여전히 등장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윈도우 10 Threshold 2 업데이트와 함께 11월에 출시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에서는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지만, 향후 업데이트를 위해 준비 중입니다"라며 다소 애매하게 언급하고 있다. 현대 브라우저의 필수 요소인 이 기능이 개발 단계에서 우선순위에 못 들었다는 게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확장 프로그램 부재의 또 다른 큰 문제는 제대로 된 광고 차단기가 없다는 점이다. 여러 우회 방법이 존재하지만, 사용자들에 따르면 브라우저의 다른 기능들이 저하되곤 한다.

마지막으로 눈길을 끈 두 가지 기능

그 밖에 언급할 가치가 있는 신규 기능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웹 페이지 위에 직접 노트를 작성하고 저장한 뒤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특정 업종 종사자나 터치스크린과 스타일러스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으로 유용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게는 거의 쓸모가 없었다.

두 번째는 새 탭을 열 때 표시되는 MSN 뉴스 피드다. 아마 엣지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일 것이다. 디자인이 깔끔하고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끝없이 스크롤되는 매거진 느낌이 매력적이다.

결론: 아직 미완성

엣지에서 발견한 것들에 경악하진 않았다. 사용해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올바른 방향을 걷고 있음이 분명하다. 아직 첫 번째 버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큰 발전을 기대해 볼 만하다. 어차피 크롬도 첫 출시 당시에는 지금의 완성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금의 엣지는 메인 브라우저로 삼기엔 너무 미완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피스 태블릿이나 윈도우 폰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환경에서 크롬이 주는 기본적인 사용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당분간은 크롬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다만 좋은 소식 하나를 남기며 마무리하겠다. 크로미움 기반의 마이크로소프트 엣지가 개발 중이다! (크로미움은 크롬의 기반이 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Edge Insider 채널을 통해 크로미움 기반 엣지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