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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도 블랙베리를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보안

블랙베리 리미티드(BlackBerry Limited)의 몰락은 빠르고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습니다. 한때 스마트폰이라는 개념 그 자체를 정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캐나다의 자랑이었던 이 회사는 이제 옛날의 그림자만 남았습니다. 지난 6년간 소비자들은 투박한 블랙베리 폰을 버리고 날렵하고 세련된 안드로이드와 iOS 기기로 갈아탔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변함없이 블랙베리와 함께해 온 사용자층이 있었으니, 바로 기업과 정부 기관 사용자들입니다.

그 이유를 한마디로 꼬집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 더 정확히는 기업 IT 부서가 블랙베리 기기에 익숙해져 굳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블랙베리 기기가 누려온 '보안'에 대한 확실한 평판 때문일 것입니다. 블랙베리의 역사 전체를 통틀어 사람들은 안드로이드 기기나 팜 파일럿(Palm Pilot), 심지어 아이폰과는 다른 방식으로 블랙베리 폰을 신뢰해 왔습니다. 2016년인 지금까지도 블랙베리는 보안과 신뢰의 표준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 비결을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던 시절

지금 와서 믿기 어렵겠지만, 2000년대 초중반 당시 회사 이름이 리서치 인 모션(RIM)이던 시절, 이 회사는 성공을 담보할 올바른 결정들을 연달아 내려왔습니다. 누구도 모바일 보안을 논하기 전에 RIM은 근본적으로 안전한 모바일 운영체제를 먼저 구축했습니다.

블랙베리 OS의 핵심은 구독 기반 이메일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푸시(push)' 기능을 제공한 회사는 RIM이 유일했습니다.

2016년에도 블랙베리를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보안

사용자의 받은 편지함에 이메일이 도착하는 순간, 그 메시지는 곧바로 단말기로 전송되었습니다. 이 즉각적인 배송 속도와 메일이 도착할 때마다 울리는 파블로프적인 알림음은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중독 효과를 불러일으켰고, 이 때문에 블랙베리 폰은 '크랙베리(Crackberry)'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보안 역시 블랙베리만의 독보적인 강조점이었습니다. 블랙베리 기기로 발송되는 모든 이메일은 RIM이 운영하는 서버를 경유했으며, 수신 및 발신 연결은 고강도의 전송 계층 보안으로 보호되었습니다. 덕분에 공격자가 중간자(man-in-the-middle) 공격으로 메시지를 가로채거나 이메일 자격 증명을 훔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지금 들으면 아주 뒤떨어져 보이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푸시 이메일과 SSL은 이미 흔한 기술이니까요.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블랙베리가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IT 부서가 기기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2016년에도 블랙베리를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보안

기업용 블랙베리 기기는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버(BES)에 연결되었습니다. 직원이 버스나 카페에서 폰을 분실하더라도 IT 부서가 원격으로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었고, 민망한 정보 유출 사고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업 IT 부서는 개별 기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 문서를 촬영해 민감한 정보를 빼돌릴 우려가 있다면, 연결된 모든 블랙베리 기기의 카메라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BES는 다수의 모바일 기기를 단번에 배포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IT 담당자가 일일이 폰을 수동 설정하는 대신, 수백 대의 기기를 동시에 배포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2016년에도 블랙베리를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보안

이러한 요소들이 블랙베리 OS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운영체제로 만들었고, 신중한 기업 IT 부서들에게 이상적인 선택이 되게 했습니다. 실제로 세계 지도자들의 손에서도 블랙베리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7년에 당선되었을 때, 그는 애정하던 블랙베리를 계속 사용할 권리를 놓고 시크릿 서비스와 진지하게 몸싸움까지 벌였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수도 Secusmart 도청 방지 칩이 장착된 맞춤형 블랙베리 Z10을 사용했습니다. 덴마크의 헬레 토르닝슈미트 총리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녀는 넬슨 만델라 장례식에서 오바마와 데이비드 캐머런과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시대의 블랙베리

설명할 필요도 없이 블랙베리 리미티드는 현재 매우 험난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2008년만 해도 아직 걸음마 단계였던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했고, 나스닥에서 주당 120달러까지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시장 점유율 약 0.2%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이어져, 이제 맥도날드 특별 세트 한 끼 값으로도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2016년에도 블랙베리를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보안

소비자들의 관심은 크게 식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다소 줄어든 수량이나마 블랙베리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2013년 블랙베리 리미티드는 파국적인 하락세를 만회하고자 블랙베리 10 운영체제를 출시했습니다. 이는 몇 년 전 인수한 강력한 QNX OS를 기반으로 구축된 것으로, 느리고 투박했던 구형 블랙베리 7 OS(현재도 지원 중)를 대체하며 빠르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환경을 선보였습니다.

블랙베리 10은 훌륭한 운영체제였고, 블랙베리特유의 뛰어난 마감 품질과 완벽하게 어울렸습니다. 저는 블랙베리 Q10을 거의 2년간 사용했는데, 지금까지 써본 스마트폰 중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전 MakeUseOf 작가 야라 란셋(Yaara Lancet) 역시 Z10 리뷰에서 비슷한 호평을 남겼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블랙베리 10의 높은 보안성이었습니다. 연례 Pwn2Own 해킹 대회에서 블랙베리 10 기기는 단 한 번도 뚫리지 않은 반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은 번번이 해킹당했습니다. 트렌드 마이크로(Trend Micro)가 제공하는 통합 백신과 파일 시스템 수준의 암호화까지 갖춰 사실상 총알도 통과하지 않는 견고함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2014년 말경, 스마트폰 경쟁에서 제3의 플레이어가 설 곳은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윈도우 폰조차 고전을 면치 못했고, 블랙베리는 안드로이드로의 전환을 결정합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단 한 종류, 바로 블랙베리 프리브(Priv)입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프리브는 보안에 대한 남다른 집착을 보여줍니다. 공급망 단계부터 각 기기에 디지털 키로 '서명'하여 변조를 방지하고, ASLR(Address Space Layout Randomization)과 SELinux의 수정을 통해 악성코드가 안드로이드 취약점을 악용하기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의심스러운 동작을 수동적으로 감시하는 DTEK이라는 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랙베리 프리브에 탑재된 안드로이드가 얼마나 대규모로 수정되었는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수백 가지의 조정과 변경이 누적되어 사실상 무적의 보안을 자랑합니다. 아마도 시장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안전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기를 넘어선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기기 판매를 넘어 블랙베리 리미티드는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의 보안을 강화하는 엔터프라이즈급 서비스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신 버전인 BES12는 이제 삼성 KNOX와 Android at Work를 지원합니다.

솔라린(SOLARIN):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

요즘은 점점 더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역대급 보안'을 내걸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루팅 권한을 차단한 상태로 출시되는 기기들, 구글과 애플이 정적 코드 분석으로 앱 스토어의 악성코드를 상시 검사하는 모습 등을 보면, 전송 계층 보안, VPN 지원, 암호화는 이제 보편화된 기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최상단에서는 '보안'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린 랩스(Sirin Labs)의 솔라린(Solarin)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2016년에도 블랙베리를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보안

가격이 16,000달러에 달하는 솔라린은 아마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스마트폰일 것입니다. 영국에 기반을 둔 노키아 산하 럭셔리 폰 제조사 베르투(Vertu)의 제품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공식 웹사이트 판매 외에도 시린 랩스는 런던의 고급 지역인 메이페어와 런던 히스로 공항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4개월 약정으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폰입니다!

그렇다면 솔라린은 무엇이 그렇게 특별할까요?

2016년에도 블랙베리를 선택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보안

정교한 마감을 넘어, 솔라린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보안을 자랑합니다. 쿨스팬(Koolspan) TrustChip이 내장되어 견고한 256비트 AES 암호화로 모바일 통신을 인증하고 보호합니다. 또한 특정 버튼을 누르면 암호화된 문자와 통화를 위한 '차폐 모드(shielded mode)'가 활성화되는 스위치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정도 가격대의 폰답게 지문 인식 센서도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아마 이 폰을 직접 소유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필요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만큼 프라이버시가 걱정된다면 프리브 하나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블랙베리를 내려놓고 솔라린을 잡는 날이 올까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아직도 블랙베리를 사용하시나요?

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보안과 프라이버시 때문인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인가요? 아래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