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에 "울트라(Ultra)" 브랜딩을 도입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소식인 만큼, 어떤 제품이 울트라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진지한(혹은 사소한)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애플이다. 애플이 원하는 방식으로 "울트라"를 정의하면 그만이다.
그렇기에 다가오는 울트라 라인업에서 가장 크게 비어 있는 자리가 바로 데스크톱 맥이다. (아이패드 팬 여러분은 진정하기 바란다. 차기 CEO 유력자로 꼽히는 존 터너스가 일종의 '아이패드 울트라'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애플이 울트라라는 길로 들어서려면 반드시 '맥 울트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플의 모든 제품 중에서도 데스크톱 맥이야말로 온 힘을 다해 "울트라" 브랜딩을 정면으로 지탱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이기 때문이다.
맥 프로의 시대는 저물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후보는 역시 맥 프로였다. 타워 폼 팩터 덕분에 애플은 부품 구성에 마음껏 힘을 쓸 수 있다. M 시리즈 울트라 칩을 장착하고, 대용량 RAM을 싣고, 초고속 SSD를 넣고, 썬더볼트·USB·Wi-Fi·블루투스 등 최신 규격을 갖추면 된다. 굳이 확장 슬롯을 많이 두지 않는 방향으로 타워를 새롭게 설계할 수도 있다.

애플은 더 이상 타워 폼 팩터에 큰 미련이 없어 보인다.
사진: Thiago Trevisan
그럼에도 애플이 맥 프로를 단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타워형 맥의 판매량이 투자 가치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했고, 설령 더 작고 세련되게 재설계한다 해도 애플이 원하는 만큼 팔릴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애플이 "핫 로드(hot rod)" 스타일의 맥을 내놓는다면 정말 멋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애플의 제품 철학과 맞지 않다. 맥 프로—더 정확히는 타워형 맥—는 더 이상 애플이 지원하는 폼 팩터가 아니다.
아이맥 울트라: 아이맥 프로의 부활
데스크톱 맥 중에서 울트라 버전에 가장 적합한 후보는 단연 아이마다. 그렇다면 현행 맥 중 가장 빠르고 강력한 제품이 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하지만 애플이 "울트라"를 오직 성능의 의미로만 정의하는 것도 아니다. "울트라"는 특정 라인업 안에서 일반적인 기능 세트를 어떤 방식으로든 한 단계 뛰어넘는 제품에 붙는 이름이다. 폴더블 아이폰이나 OLED 터치스크린 맥북 같은 사례가 그렇다.
아이맥 울트라는 더 큰 디스플레이를 갖춘 올인원 PC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M1, M3, M4 아이맥을 리뷰해 온 경험으로 말하자면, 24인치 화면은 너무 작다는 독자 피드백을 정말 많이 받았다. 적어도 30인치는 되어야 관심이 간다는 독자도 있었다. 10년 전 아이맥 프로조차 27인치였으니, 울트라 아이맥이라면 그보다 커야 하는 게 당연하다.
아이맥 울트라가 32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다면 그런 사용자들을 확실하게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6K 해상도도 무리가 아니다. 요컨대 애플은 예전 Pro Display XDR의 패널을 그대로 가져오면 된다. (물론 실제 구현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크기는 딱 맞고, 디자인 완성도 또한 뛰어나다.)

바라는 김에 하나 더: 아이맥 울트라에 Pro Display XDR과 동일한 디자인을 적용하면 어떨까?
출처: Foundry
칩 구성의 경우, 표준 모델과 차별화를 두고 맥 스튜디오의 최상위 맥 위상까지 지키기 위해 프로 또는 맥스 칩을 탑재할 수 있다. 그래도 프로나 맥스 칩은 현재 아이맥의 기본 칩에 비하면 상당한 업그레이드다.
결국 더 큰 디스플레이가 아이맥 울트라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나머지 사양은 현행 아이맥을 따르면 된다. 썬더볼트 포트(아이맥 울트라에서는 썬더볼트 5로 업그레이드), 전원 어댑터를 통한 이더넷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물론, 애플이 스페이스 블랙 색상으로 구형 아이맥 프로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 블랙 매직 마우스와 블랙 매직 트랙패드를 함께 묶어준다면 더없이 완벽할 것이다.
과연 팔릴까?
솔직히 인정하자면, 아이맥 울트라가 공략하는 시장은 현행 아이맥보다도 더 좁은 틈새시장이다. 하지만 그래도 맥 프로의 시장보다는 클 것이고, 다가오는 아이폰 울트라보다 수요가 더 많아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
판매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단연 가격이다. 썬더볼트 포트 4개를 갖춘 아이맥은 1,499달러, M4 프로 맥북 프로는 2,199달러부터 시작하며, Pro Display XDR은 4,999달러에 판매됐다. 다만 XDR의 4,999달러 가격은 2019년 출시 당시 그대로 유지된 가격이므로, 지금은 동급 패널을 훨씬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아이맥 울트라의 시작 가격은 2,799달러 선일 수 있다. 그 가격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지갑을 열 것이다. 나도 분명 그중 하나일 것이다.